동네의 작은 행사에 당첨되어 놀이공원 무료 입장 티켓 몇 개를 공짜로 얻었다. 하지만 이걸 행운이라고 불러도 될까…. 이 놀이공원은 도시 외곽의 울창한 숲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름만 놀이공원이지 사실 폐허나 다름 없어서 설치된 놀이기구의 절반은 고장난 지 오래고, 나머지 놀이기구도 삐걱삐걱거리는 게 어째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어렸을 적에는 여기에 몇 번 왔던 기억이 있지만, 어린 여자아이가 이곳에서 실종된 사건 이후 오랫동안 놀이공원은 문을 닫았었다. 그 사건 당시 경찰이 찾아낸 여자아이의 유일한 흔적은 머리에 달았던 빨간 리본뿐이었다고 한다. 놀이공원은 몇 년 후 다시 개장했지만 그 사건의 후유증 때문인지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인지 찝찝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기왕 얻은 공짜표니 친구들과 잠시 놀다 가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다시 방문한 놀이공원엔 전체적으로 음산한 기운이 깔려있었다. 게다가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비를 피하고자 마술 쇼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마술 쇼는 이 인기 없는 놀이공원의 여러 볼거리 중에서도 단연 최악으로 유명하다. 어차피 짜고 치는 저질 마술인데 뭘 기대하겠어? 잠시 시간이나 때우다 비가 그치면 나가는 게 좋겠다. 마술 쇼는 ‘행복한 할리’라고 이름을 밝힌 으스스한 피에로가 진행하고 있었는데, 관객의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식상한 요소와 허접한 마술 트릭이 합쳐진 최악의 무대를 보며 우리는 비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런 무대도 어느덧 클라이막스에 올랐다. 행복한 할리는 마지막 마술을 도와줄 지원자가 필요하다며 나와 친구들을 지목했다. 마술 쇼에 흔히 등장하는 희생자 역할을 맡은 우리는 할리가 가리킨 커다란 우리 안으로 들어갔고, 할리는 우리를 단단히 잠근 후 그 위에 커다란 천을 덮어 밖이 보이지 않게 가렸다. 잠시 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동물 우리가 기계 장치에 실려 뒤로 끌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좀 무섭긴 하지만 이것도 나쁘진 않은데?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천이 벗겨지자 어느새 이상한 방에 와있었고, 내 앞에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날이 시퍼런 칼을 가지고 놀고 있는 행복한 할리가 있었다. 할리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감히 내 쇼를 비웃어? 오늘이 네놈들의 제삿날이야!” 그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고, 밖에 있는 사람이 말했다. “할리, 곧 쇼가 시작할 거야. 1시간은 더 채워줘야지. 빨리 나와!” 그러자 할리는 칼을 내려놓고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봐 친구들.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고.” 그는 애완용 원숭이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주더니, 거울을 보며 “좀 닥쳐, 갈리.”라고 중얼거리곤 방에서 나갔다. 그는 1시간 후 쇼가 끝나면 돌아올 것이다.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지? 사방을 둘러보자 벽에 걸린 빨간 리본에 눈에 띈다. 아무래도 이 상황은 장난이 아닌 것 같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방에서 탈출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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