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소리가 가득한 울창한 정글이다. 왜 정글을 걷고 있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저 멀리서 에이미가 보인다. 손을 흔들어봤지만 내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에이미는 비틀비틀 어디론가 걸어간다. 목청을 높여 부르려는 순간, 에이미가 나무에 걸려 쓰러진다. “에이미! 괜찮아?” 놀라서 달려가자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내가 다 망쳤어… 그 저주받은 원숭이 때문에… 내가 다 망쳤어…” 

뭐라고? 되물으려는 찰나 에이미가 의식을 잃는다. 아니, 여기 아무도 없어요? 사람이 쓰러졌어! 에이미를 깨우려는데, 아얏, 머리가 나뭇가지에 찔린다.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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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학생, 안 일어나? 어이, 이봐, 여기 왜 이렇게 자는 사람들이 많아?”

으악! 눈을 뜨자 놀라서 나자빠질 뻔했다. 콜린 선생님은 기다란 막대기로 내 머리를 쿡쿡 찌르며 나를 한심하다는 듯 노려본다. 내가 혹시 소리도 질렀나? 으···  나 말고도 조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던지 선생님은 교실을 한 바퀴 돌며 학생들을 깨우곤 다시 수업을 이어간다. 

그나저나 방금 현실처럼 생생한 꿈을 꿨다. 같은 반 친구인 에이미는 사실 6개월 전쯤 영문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아무도 그 애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그런데 꿈에 나타나다니!

수학책 귀퉁이를 찢어 ‘야 나 방금 꿈에 에이미 나옴’이라 휘갈기곤 에릭 쪽으로 던졌다. 에릭은 내 쪽지를 읽더니 뜨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에릭의 짝꿍인 메이브는 본인과 에릭을 번갈아 가리키며 입 모양으로 ‘야 우리도’라고 말한다. 뭐라구? 둘의 표정이 진지하다. 장난은 아닌 것 같은데···.
등이 오싹해서 다시 앞을 보니 콜린 선생님이 팔짱을 끼고 내 앞에 서 있다. 나와 에릭, 메이브를 쳐다보며 선생님도 입 모양으로 ‘남.아.’라고 또박또박 끊어 말씀하신다. 이 수업만 끝나면 집에 가는 건데··· 좀 작게 떠들걸. 

모두 집에 가고 우리만 선생님을 기다리며 남아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우리는 모두 같은 꿈을 꾼 게 분명하다. 다 같이 환영이라도 본 걸까? 메이브가 뭔가 더 생각난 듯 말한다.

“에이미가 사라지기 전에, 짐바브웨로 가족여행 갔을 때 샀던 원숭이 조각상에 관해서 말한 적이 있었어. 혹시 꿈에서 말한 원숭이가 그 조각상 아닐까? 그걸 찾으면 에이미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건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그때, 에릭이 어깨를 으쓱하며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사실 약-간 문제가 있어. 그 원숭이 조각상은 분명 에이미가 예전에 살던 방에 있을 거란 말이지. 근데 우리 엄마 말로는 그 집이 팔렸는데, 글쎄 오늘 그 집을 부수고 재건축을 한다던데! 4시쯤 말이야!”

“그러니까 1시간밖에 안 남은 거네?”

“맞아. 에이미 집에 찾아가서 이 미스터리를 해결하려면 땡땡이를 쳐야 해.”

아직 작전도 다 못 짰는데 콜린 선생님이 헛기침하며 교실로 들어온다. 신문을 나눠 줄 테니 신문에 있는 모든 숫자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한다. 뭐 이런 쓸데없는 벌이 다 있담. 그때 메이브가 뒤에서 날 툭툭 친다. 손에는 바스락거리는 종이가 잡힌다. 종이에는 ‘땡땡이 천재 메이브’라고 적혀 있다.

학교에서 빠져나와  1시간 안에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한다!